[ 김창훈 ] 중국은 자유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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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물] 정대성
작성일
2021-11-11 06:58
조회
940

지난 100년간 총독부 통치와 독재 정권을 경험한 한국인들은 ‘국가’라는 통치기구가 잘못 작동하면 국민이 큰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국가의 과잉으로 힘들었던 우리와 달리 17세기 유럽은 국가의 결핍을 자신의 문제로 절감했다. 그들에게 올바른 국가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해결책이었다. ‘국가 만들기’를 화두로, 자신의 사상을 구축한 인물이 바로 토머스 홉스다. 홉스의 사상은 ‘절대권력 옹호론’으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도 홉스의 책 <리바이어던: 교회국가 및 시민국가의 재료와 형태 및 권력>(진석용 옮김, 나남신서 펴냄)을 극찬한 이는 나치 독일의 이데올로그 정치철학자 칼 슈미트였다. 책을 들여다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소문처럼 권력자만을 옹호하는 책은 아니다. 홉스의 사상도 시대의 산물이었다. 홉스가 절대권력의 출현을 염원한 데는 권력의 공백이 불러오는 참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홉스의 시대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대륙 전체가 전쟁으로 얼룩진 때였다. 홉스가 서른이 되던 해, 유럽은 ’30년 전쟁’으로 빠져들었다. 30년 전쟁(1618~1648년)은 로마 가톨릭교회를 지지하는 국가들과 프로테스탄트를 지지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유럽 전역에 걸쳐 약 800만 명의 희생자를 낳았을 정도로, 잔혹한 전쟁이었다. 영국에서는 내전이 발생했다. 내전은 1942년에 시작되어 1951년까지 이어졌다. 국왕을 지지하는 왕당파와 국왕의 일방통행을 반대한 의회파 사이에서 발생한 내전이었다. 내전 결과, 의회파가 승리해 찰스 1세는 처형당했다. 의회파는 올리버 크롬웰을 호국경으로 삼아 영국 연방을 세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크롬웰이 죽은 후 다시 제임스 2세가 집권하고, 또다시 왕당파와 의회파의 대립이 격화되었고, 갈등은 결국 명예혁명까지 20여 년이나 이어진다. 영국 내전은 지금에야 이런 역사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칭송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시대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보자면 혼란 그 자체였을 것이다. 홉스의 사상이 일견 절대권력 옹호로 기우는 듯 보이는 것은 이런 시대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17세기 유럽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와 흡사했다.  
 
홉스는 이런 혼란이 권력과 국가(코먼웰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탐구한 결과물이 <리바이어던>이라는 책이다. 리바이어던은 구약성서의 ‘레비아탄’으로 거대한 괴물을 의미한다. 교회국가, 시민국가의 ‘국가’는 영어로는 ‘코먼웰스(commonwealth)’다. 청교도혁명 이후, 정치공동체로서의 국가는 관례적으로 코먼웰스(commonwealth)라고 불렀다.  
 
홉스의 대중적 이미지는 전제군주정의 옹호자였지만, 완전히 다른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있다. 인문학자 박홍규는 홉스를 ‘민주주의 정치원리의 창시자’로 상찬한다. “홉스는 20년간의 내란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앞에 두고 어느 편을 든 것이 아니라, 국가를 만들 필요가 인권과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밝혀 세계 최초로 민주주의 정치원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2006년 1월호 <인물과 사상> 서평 ‘민주주의자 홉스의 리바이어던’ 중) 전제군주정에 대한 옹호자인지, 민주주의 원리의 실질적 창안자인지는 간단히 말하기가 애매하다. 어느 쪽으로 보아도 그럴듯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홉스는 어떤 주장을 했기에 양극단의 평가를 받는 것일까? 
 
홉스가 일평생 궁구한 문제의식은 ‘평화’였다. 평화는 어떻게 수립될 수 있을까? 홉스는 먼저 ‘자연상태’라는 사고실험에 나선다. 자연상태라는 개념은 이후 ‘로크-루소-롤즈’로 이어지며 정치사상의 핵심개념으로 정착된다.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인간들은 어떻게 행위를 할까?”라고 묻는다. 홉스는 논리적 추론을 통해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서로 갈등할 것으로 판단한다. 인간은 왜 필연적으로 갈등하게 되는가? 홉스는 인간이 가진 정념을 갈등의 원인으로 제시한다. “나는 모든 인간에게 발견되는 일반적 성향으로서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힘(power)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을 제일 먼저 들고자한다.” 왜 욕망은 무제한적으로 증폭되는가? “잘 살기 위한 더 많은 힘과 수단을 획득하지 않으면, 현재 소유하고 있는 힘이나 수단조차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한정한 욕망도 문제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대다수 인간들의 능력이 평등하다는 점이다. “자연은 인간이 육체적·정신적 능력의 측면에서 평등하도록 창조했다. 간혹 육체적 능력이 남보다 더 강한 사람도 있고, 정신적 능력이 남보다 뛰어난 경우도 있지만, 양쪽을 모두 합하여 평가한다면, 인간들 사이에서 능력 차이는 거의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이익을 주장할 수 있을 만큼 크지는 않다.”  
 
능력의 평등은 각자의 기대치를 높인다. 홉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능력의 평등에서 희망의 평등이 생긴다. 즉 누구든지 동일한 수준의 기대와 희망을 품고서 목적을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노력하는 것이 왜 문제일까? 문제는 자원의 희소성에 있다. 홉스는 주장을 이어간다. “같은 것을 두고 두 사람이 서로 가지려 한다면, 그 둘은 서로 적이 되고, 따라서 상대방을 파괴하거나 굴복시키려 하게 된다. 파괴와 정복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경쟁의 주된 목적은 자기보존이다.” 능력의 평등은 희망의 평등을 가져오지만, 자원의 희소성으로 사람들은 갈등하게 된다.
 
능력이 비슷한 인간들이 자신들이 가진 무제한적 자유를 가지고, 희소한 재화를 두고 다툴 때 자연상태는 지옥으로 변한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늑대가 되고 만인은 만인에 대해 투쟁하게 된다. 이러한 가혹한 조건은 개별적 인간들이 원래 추구했던 자기보존 욕구조차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인간은 죽음의 공포만을 경험할 따름이다. 자기욕망만을 따른 결과가 자기보존을 오히려 위협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깨닫게 된다. 공포와 자기보존 욕구는 이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각자가 가진 자유와 욕망을 제한하고 사회계약을 체결하도록 만든다.  
 
인간은 이 상태로부터 빠져나올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홉스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언급한다. “인간이 그러한 가혹한 상태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가능성의 일부는 인간의 정념에서, 일부는 인간의 이성에서 생겨난다.” 홉스는 갈등이 아니라 평화를 촉진시키는 정념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정념들로 홉스는 ‘죽음에 대한 공포’, ‘생활용품(재화-필자 주)에 대한 욕망’, ‘생활용품을 획득할 수 있다는 희망’ 등을 말한다. 또한 평화의 규약을 생각해낼 수 있는 인간의 이성적 능력도 평화의 추동력이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상호 간의 규칙이 평화의 규약, 즉 ‘자연법’이다. 홉스의 자연법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자.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이 가지는 무제한적인 자유를 ‘자연권’이라고 말한다. 자연권이 제한 없이 행사되는 상태에서 평화는 요원하다. 무제한적 자유인 자연권에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것, 그래서 평화에 이르는 것을 홉스는 자연법이라고 칭했다.  
 
자연법에 기초해 평화를 건설해야 한다. <리바이어던> 2부는 이런 글로 시작한다. “천성적으로 자유를 사랑하고 타인을 지배하기를 좋아하는 인간이 코먼웰스 속에서의 구속을 스스로 부과하는 궁극적 원인과 의도는 자기보존과 그로 인한 만족된 삶에 대한 통찰에 있다. 다시 말하면 비참한 전쟁상태로부터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연권을 양도하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양도해야 하는가? 개별적 인간에게 나의 권리를 양도해보았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나의 안전도 타인의 안전도 보장받으면서 평화를 수립할 수 있는가?
 
이 지점에서 홉스는 공동이익을 위해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하는 ‘공통의 권력’이란 개념을 들고나온다. 만인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각자는 자신의 자연권을 공통권력에 양도해야 한다. 홉스는 이렇게 주장한다. “이 (공통) 권력을 확립하는 유일한 길은 모든 사람의 의지를 다수결에 의해 하나의 의지로 결집하는 것, 즉 그들이 지닌 모든 권력과 힘을 ‘한 사람’ 혹은 하나의 합의체에 양도하는 것이다.” 공통권력이 나타나 다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인격으로 통합될 때 그것을 코먼웰스라고 부른다. 이렇게 인공인간으로서의 국가, ‘리바이어던’이 탄생한다. 리바이어던의 표지 그림은 이것을 상징하고 있다. 얼핏 보면 칼을 든 큰 거인이지만, 이 거인의 몸 자체는 작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은 거대한 인공인간 국가와 일체화되어 있다.  
 
국가 리바이어던이 일단 성립하면 자동적으로 평화는 도래하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홉스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무제한적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를 주권자로 격상시킨 뒤 주권자의 권리는 직접적인 양도 이외로는 결코 양도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심지어 이렇게 말한다. “주권자가 강압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기 자신(국가-필자 주)을 방어하는 일에 기꺼이 힘을 다하지 않으려는 백성들의 반항적인 태도 때문이다.” 홉스의 이론에서는 로크가 말하는 ‘혁명의 권리’는 존재할 수가 없다. 무능력한 독재자나 통치자도 백성이 직접적인 힘을 행사해 무너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백성들의 개별적 의지가 모여진 것이 통치자이기 때문이다. 통치자는 백성 자체이다. 홉스는 자신이 자신을 공격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자유민주주의를 당연시하는 현대인에게 홉스의 견해는 생뚱맞다 못해 불쾌감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홉스는 이렇게 방어한다. “무제한적 권력이라면 여러 가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들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권력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 결과들, 즉 만인이 자기의 이웃과 전쟁상태에 있는 것에 비하면 확실히 더 낫다.” 
 
사회계약론의 결과물인 인공인간 리바이어던의 탄생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1)자연상태에서 전쟁상태가 존재한다, 2)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벗어나기 위해 ‘평화를 추구하라’는 자연법이 제시된다, 3)사회계약을 맺고 서로의 자연권을 공통권력인 리바이어던 즉 국가에 양도한다, 4)일단 만인의 의사를 결집한 주권자가 출현한 이상 평화유지를 위해 개인은 국가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  
 
문제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 홉스를 국가주의자, 절대권력 옹호자 등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리바이어던> 곳곳에 삽입되어 있다. 홉스의 과격한 말이다. “백성의 자유는 주권자가 그들의 행위를 규제하면서 불문에 부친 일들에 대하여만 존재한다. 예를 들면, 매매의 자유, 혹은 상호 간의 계약의 자유, 주거·식사·생업의 선택, 자녀를 자신의 뜻에 따라 교육하는 것, 기타 이와 유사한 일들에 대해서만 자유가 있다.” 자연상태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 국가가 만들어지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의 절대적 무한권력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홉스의 핵심논지다. 사회계약론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놓은 사상가로 이해되는 홉스이지만 그의 생각을 하나씩 펼쳐보면 자유민주주의와 많이 어긋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홉스의 주장을 하나씩 검토해보자. 홉스의 자연상태 추론은 정확한 것일까? 홉스의 말대로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미친 듯이 전쟁상태로 빠져들까? 정치철학자 레오 스트라우스(Leo Strauss)는 홉스의 자연상태를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필요한 구성물”로 이해한다. 역사적 사실판단에 관한 논구는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 서평에서 다루었으므로 생략하고, 일단 게임이론을 홉스적 자연상태에 대입해보자. 철학연구자 박종준은 논문 ‘자연상태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인가’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전략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스미스와 프라이스(Smith and Price)’는 다양한 전략들을 사용해 실제 자연상태와 흡사하게 갈등상황을 실험했다. 인간의 성향을 항상 피하기만 하는 쥐파, 항상 공격하는 매파, 협박을 하지만 상대의 대응은 피하는 협박파, 싸움은 먼저 걸지 않지만 상대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보복파, 상대의 힘을 파악한 후 자제하거나 공격하는 탐색적 보복파 5개의 전략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는 의외였다. 논문의 결론 부분이다.
 
“보복파는 안정적(생존이 안정적-필자주)이었고 탐색적 보복파는 거의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매파는 안정적이지 않았다. 즉 매파적 개체들은 자연에서 도태하게 되어 있다. 메이나드 스미스와 프라이스의 연구는 자연상태에서의 상호작용 양상이 생명을 걸고 정면충돌하는 전면전이 아니라 심각한 상해를 피하고 전략적으로 경쟁하는 제한전임을 보여준다. 연구를 근거로 판단해보면 전쟁이 만연한 자연상태는 균형(equilibrium)이 아니다. 즉 그러한 상태는 지속될 수 없다. 매파와 같이 공격적 전략만을 선택하는 개체들은 빠르게 도태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국 항구적인 전쟁상태인 홉스적 자연상태는 경험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홉스가 자연상태를 ‘만인의 전쟁상태’로 묘사한 것은 ‘사회계약’을 논리적으로 도출하려는 의욕 때문이었다. 평화에 대한 강렬한 염원 때문에 자연상태의 비참함을 다소 과장했다고 볼 수 있다. 홉스가 상정한 자연은 과연 자연상태였을까? 철학연구자 송석현은 자신의 논문 ‘사회계약론 패러다임의 현대적 의의와 한계'(2012)에서 영주가 사라진 중세 농촌공동체를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공동체는 비록 외부의 적들에 의해서 파괴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 공동체 내부에서 개인들 사이에서 전쟁상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홉스가 상정한 개인은 중세 농촌공동체를 벗어난 근대적 산물로서의 개인이다.” 홉스가 생각한 평등하지만 서로 갈등하는 ‘개인’이란 존재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홉스의 개인은 자연 그대로의 개인이 아니었다. 홉스적 개인은 대항해 이후 원거리 교역과 식민지 경영이 창출하는 부에 노출된 개인들이었다. 이들은 부의 축적에 기반한 ‘안락’을 극단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한 새로운 인간유형이었다. 홉스의 개인은 결코 자연상태의 개인이 아니라 초기자본주의가 형성시킨 인간유형이었던 것이다. 자본주의는 욕망을 키우고 욕망은 갈등으로 이어진다.  
 
홉스는 사회계약이 일단 체결된 이후 국가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요구한다. 자유에 대한 홉스의 글을 읽고 있으면 개인에 기초한 ‘근대적 사회이론의 창시자’라는 상투적 소개문구가 무색해진다. 홉스는 자유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자유는 매우 고귀한 것으로 언급되어왔다. 하지만 그 자유는 사사로운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코먼웰스의 자유다.” 민주주의의 시원으로 칭송되는 아테네에 대한 혹평도 서슴지 않는다. “아테네인들과 로마인들은 자유를 누렸다. 즉 자유로운 코멘웰스들이었다. 개개인이 대표자에게 저항할 자유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 대표자들 자신이 다른 나라 인민들에 대해 저항하거나 침략할 자유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인민의 안전과 안락을 확보하는 대신 각 개인은 자신들의 자유를 국가에 양도하라는 홉스의 주장에 들어맞는 조직이 있다. 중국공산당이다. 공산당은 분열되었던 중국을 재통합했으며 14억 인민들을 동원하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성취를 이루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사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긴다. 중국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과 서구국가에서도 이런 현상은 비슷하다. 중국에 대한 거짓 기사도 넘친다. ‘중국 혐오’ 기사들이 의도적으로 날조·유통되는 실태에 대해서 <글로벌리서치(global research)>와 같은 대안독립언론이 파헤치지만, 눈여겨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절대다수의 지식인들이 서구 주류언론의 자장 안에 포섭되어 있다. 그래서 서구 언론이 주도적으로 발산하는 반(反)중국 메시지를 여과 없이 사실인 양 믿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지식인의 자세다. 중국 지식인 담론을 천착해 온 조경란 연세대 교수는 가라타니 고진의 <제국의 구조>를 혹평한다. 고진은 중국 역사에서 나타난 상호호혜에 근거한 제국적 질서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제국적 질서가 현대의 제국주의적 세계체제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진은 현대 중국의 핵심과제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제국의 재구축이라고 단언한다. 이에 대해 조경란 교수는 자신들의 격차문제, 소수민족 문제, 부정부패 문제, 생태문제, 종교 문제 등 다원성과 공존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중국이기에 다른 나라에 제국의 원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조 교수는 중국체제를 냉소하고 있다. 중국에 비교해 미국은 더 나은가? 미국의 불평등한 격차는? 미국판 소수민족인 흑인문제는? 기업특혜지원으로 나타나는 부정부패의 수준은? 생태 문제의 핵심 의제인 파리기후 협약을 탈퇴한 것도 미국이었다. 종교의 자유만이 예외이지만, 터키 에르도안 정부에 대한 쿠데타 지원행위로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된 미국인이 목사였던 점을 상기하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종교가 그다지 종교적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중국의 경제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두려워하고 사회 문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얕잡아본다. 14억 인민을 결집시켜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 동포들을 차별하는 곳은 정작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조선족 동포들이 반한감정을 가지고 자식들을 일본으로 보내려는 이유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강도는 한 사회의 도덕적 수준과 연결된다. 조직 문화도 다르다. 조직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조직을 보면 사회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 군대에서 구타와 같은 가혹행위가 거의 없다는 것을 필자도 작년에서야 알았다. ‘군대에서 구타가 대수야’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놓치는 것이 있다. 군대는 한 사회에서 가장 폭력적인 집단으로서 사회적 폭력성의 가늠자가 된다. 한국 기업의 억압적인 문화도 군대 문화로부터 차용되었다. 중국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들 중에는 조직문화의 경우, 중국이 더 민주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유민주주의적 편견을 버리고 바라보면, 중국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민주정을 예찬한 아테네를 따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지식인의 절대다수가 아테네의 후예이다. 그러나 홉스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인간은 자유라는 그럴듯한 이름에 기만당하기 쉽고, 식별능력의 결여로 인하여 저 공공(公共)의 권리인 자유를 사적 상속권이나 생득권인 것처럼 생각한다.” “이들 그리스·라틴의 저술가들을 읽음으로써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자유라는 그릇된 이름 아래 걸핏하면 소요를 일으키고, 주권자의 행위를 함부로 규제하고, 그다음에는 많은 피를 흘리면서 그 규제자들을 또다시 규제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홉스는 자유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학설이 불필요한 사회적 분쟁을 초래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추종하지 않으면서 전체 인민의 생활 향상을 도모하는 중국 공산당은 이런 의미에서 온전히 현대적 리바이어던이다.  
 
대의제에 근거한 자유민주주의는 20세기에 실패를 거듭하고, 21세기에 들어서서도 간신히 작동하는 체제다. 학자들의 ‘아테네 예찬’으로 인류가 민주정 아래에서 오래 살았다고 착각하지만, 엄밀히 말해 자유민주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의 세계적 확산과 더불어 보편화된 체제다. 자유민주주의 같은 대의제 민주주의는 주변부로부터 이전되는 잉여가 충분할 때만 순항한다. 갈등은 경제적 잉여라는 이완제가 사회에 주입되는 동안만 잠잠하다. 잉여가 부족해지면 갈등과 분열이 시작된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이런 약점은 민주주의의 첫 출발인 아테네 시기부터 존재했다. 페리 앤더슨에 따르면, 페리클레스 시기 아테네의 노예 비율은 전체인구의 60%였다고 한다. 또한 그리스 문명이 가장 꽃핀 기원전 5세기와 4세기는 노예제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였다고 한다.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을 통해 주변 국가를 착취했다. 아테네 민주주의는 착취가 만들어낸 여유로움이었던 것이다. 서구 선진국 자유민주주의의 존재 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제국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가라타니 고진이나 왕후이가 과거 역사 속 중국으로부터 평화적 제국을 도출하려는 것은 무리수라고 본다. 아프리카를 포함한 제3세계에 대한 지속적 지원과 연대를 고려하면, 중국에서 평화적 제국을 기대하려는 것도 이해된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평화제국이 가능했던 것은 고진, 왕후이 등의 생각처럼 제국적 질서 덕분이라기보다는 동아시아에서의 중국의 비대칭적 규모에 있었다고 말하는 편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만약 유럽에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합쳐 놓은 규모의 국가가 자리하고 있었다면 마찬가지로 평화의 제국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변국에 비교해 압도적 크기와 힘을 가졌기에 주변국은 도전을 멈칫하고 중국은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공산당 일당독재, 당·국(黨國)체제, 인민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중국식 민주주의에는 다른 함정이 내재되어 있다. 중국식 민주주의는 한번 수립되고 나면 국민들의 투표행위에 의해서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이봉철 한남대 교수는 논문 ‘사회계약이론의 난제와 그 해결모색: 실종된 ‘사회질서’ 탐색·복구를 통해서'(2010)에서 홉스 사회계약론의 취약점을 지적한다. 이봉철 교수는 홉스 사회계약론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계약행위의 실재성에 대한 시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상의 사회를 설정한 후 사회계약이 체결되었다고 강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회계약이 실제로 구성원들의 자율적 동의에 기초한 것인지를 확인하자는 것이 사회계약론의 난제 중의 하나인 ‘확인 문제’다. 그러면 국민투표를 통해서 확인하면 될까? 그럴 경우 또 다른 난제 ‘정당성 문제’가 발생한다. 다수결투표에서 소수의견의 목소리는 필연적으로 억압될 수밖에 없다. 대표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회계약을 강행하는 것이 정당한가를 묻는 것이 정당성 문제다  
 
확인 문제와 정당성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통의 국가는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하고서도 대의제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다. 자유민주주의가 더 낫다기보다는 대안이 없어서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는 자본주의와 결합되면서 갈등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이중적이다. 한편으로는 다당제를 수용함으로써 갈등을 증폭시킨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갈등이 몇 개의 주요 정당의 틀 안에서만 해소되도록 유도한다. 중국식 민주주의는 일당독재에 기초해 있어서 정부효율이란 측면에서 탁월하다. 그러나 일당 지배 민주주의의 경우 최초 정부의 수립이 관건이 된다. 결국 이런 정부 수립은 특수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즉, 민족해방 운동의 지도부로서 정당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식 민주주의는 다른 나라에 참조 사항은 될지언정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정치체제가 세계에 던지는 화두의 유의미성은 평화제국에 있다기보다는 ‘자유민주주의 없는 번영’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만이 장기적으로 국민의 안락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제도인가? 중국이 건재해 있는 한 ‘그렇다’고 쉽게 말하기 어렵다.

읽은 것을 모두 기억하기를 바라는가?그것은 먹은 것을 모두 몸에 지니고 다니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쇼펜하우어 –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은 영국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평론가로 처음으로 영어사전을 만들어 영문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가 1775년 4월 18일 일행과 함께 친구의 저택을 방문했다. 그는 친구가 기다리고 있던 서재로 들어가 짧은 인사를 마친 후 몸을 돌려 책장에 꽂힌 책들의 제목을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존슨 박사, 사람에게 책의 겉표지를 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그러자 존슨이 대답했다. “이유는 간단하네. 우리에게는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지. 하나는 우리가 어떤 주제에 대해 ‘직접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련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라네.” 인류사를 돌이켜 보면, 인간은 이 두가지 지식 중에 ‘직접 아는 지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백과사전에서 어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보다 백과사전처럼 많은 것을 아는 이를 더 탁월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박학다식한 사람을 높게 칭송하며, 자신도 그렇게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에 이른바 ‘찾을 수 있는 지식’은 ‘직접 아는 지식’에 비할 바가 못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직접 아는 지식’ 못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지식’도 중요하며 반드시 함양해야 하는 지식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인간은 원래 망각의 동물이다. 기억연구의 대가인 독일의 심리 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에 따르면, 학습을 하고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철학 스크랩 안유민 2022.02.15 추천 0 조회 2081
이번 학기에 중국 수업을 개설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은 대학생들이 중국 역사에 대한 기초 지식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좋든 싫든 전세계에서 중국이 하나의 ‘문제’로 등장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최근 학계에서 유행하는 중국 현대사 다시 쓰기 작업을 소개했다. ‘다시’ 쓰기를 쟁점화하려면 제국주의나 사회주의 혁명 등 기존 역사 서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텐데, 온라인 화면에 동동 떠 있는 학생들의 얼굴엔 물음표만 가득했다.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법 ‘잘나가는’ 대학이 아닌가. 게다가 명문대 입학 준비는 유치원 때부터 한다지 않던가.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이지만,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는 선택과목이다. 일국사나 유럽중심주의 편향을 넘어 세계 시민으로서의 공존을 염두에 둔 역사 서술이 돋보이지만, 다루는 범위가 넓다 보니 학생들이 선택을 꺼린다. 지난 5년간 수능에서 두 과목을 선택한 비율은 각각 10퍼센트 안팎에 불과하다. 학생들을 나무랄 게 아니라 교육 정책을 입시 대책으로 축소한 어른들의 책임을 묻는 게 옳다.학습 기회를 놓쳤다면 양국 간 교류를 넓히는 게 중요할 텐데 안타깝게도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고학번 학생들은 그나마 개인적인 여행이나 한-중 교류 이벤트에 참여한 경험을 언급하지만, 팬데믹 이후 입학한 학생들은 최근 읽은 책이나 포털에 등장하는 기사를 중국 이해의 주요 자원으로 삼는다. 삼라만상 가운데 어떤 중국을 문제화·사건화할지에 대해 언론의 책임이 막중한 때다.하지만 최근의 중국 관련 보도를 보면 언론이 ‘반중’ 제조업체가 된 게 아닌지 궁금할 정도다. 중국을 향한 시선은 ‘위협적인 중국’과 ‘기괴한 중국’ 사이에서 시소를 타고, 헤드라인은…
정치 스크랩 안유민 2022.02.08 추천 0 조회 1763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이 있었다. 회담장에서 생생하게 보여진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과 육성은 폐쇄적인 은둔 왕조의 계승자라기에는 너무나 과감하고 솔직했다.누구는 ‘쇼’라고도 하지만, 그것이 쇼라면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아도 과하지 않을 명연기다. 그 어떤 연기도 현실보다는 사실적일 수 없다.김 위원장이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연기라서가 아니라 북한 내부의 결정과 열망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북한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인 지난 4월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북한은 해당 회의에서 “ ‘핵·경제 병진노선’이 승리로 종결되었으며, 당과 국가의 전반 사업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지향하도록 하고 모든 힘을 집중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결정은 무엇을 의미할까? 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까?’핵·경제 병진노선’의 종결에 대하여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핵 무력 완성’ 주장이라는 해석이 주류가 된 듯하다. 그러나 이는 당과 국가 전반 사업의 사회주의 경제건설로의 전환이 갖는 의미를 간과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선언의 핵심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의 종결도 이와 연관지어 해석해야 한다.그렇다면 사회주의 경제건설로의 전환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40년 전 중국 공산당의 11기 3중전회를 떠올려야 한다. 이 자리에서 중국의 개혁·개방이 결정되었는데, 당시 개혁 선언의 원어는 개혁·개방이 아니라 ‘전체 당 사업의 중점과 전국 인민 관심의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로의 전환’이었다.약간의 표현의 차이를 제외하면 조선노동당의 결정과 중공 11기 3중전회의 선언은 기본적으로 같다. 그렇다면 북한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개혁·개방을 선언한 것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정치 스크랩 화연그룹화연엔터 2022.02.05 추천 0 조회 1277
지난 100년간 총독부 통치와 독재 정권을 경험한 한국인들은 ‘국가’라는 통치기구가 잘못 작동하면 국민이 큰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국가의 과잉으로 힘들었던 우리와 달리 17세기 유럽은 국가의 결핍을 자신의 문제로 절감했다. 그들에게 올바른 국가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해결책이었다. ‘국가 만들기’를 화두로, 자신의 사상을 구축한 인물이 바로 토머스 홉스다. 홉스의 사상은 ‘절대권력 옹호론’으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도 홉스의 책 <리바이어던: 교회국가 및 시민국가의 재료와 형태 및 권력>(진석용 옮김, 나남신서 펴냄)을 극찬한 이는 나치 독일의 이데올로그 정치철학자 칼 슈미트였다. 책을 들여다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소문처럼 권력자만을 옹호하는 책은 아니다. 홉스의 사상도 시대의 산물이었다. 홉스가 절대권력의 출현을 염원한 데는 권력의 공백이 불러오는 참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홉스의 시대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대륙 전체가 전쟁으로 얼룩진 때였다. 홉스가 서른이 되던 해, 유럽은 ’30년 전쟁’으로 빠져들었다. 30년 전쟁(1618~1648년)은 로마 가톨릭교회를 지지하는 국가들과 프로테스탄트를 지지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유럽 전역에 걸쳐 약 800만 명의 희생자를 낳았을 정도로, 잔혹한 전쟁이었다. 영국에서는 내전이 발생했다. 내전은 1942년에 시작되어 1951년까지 이어졌다. 국왕을 지지하는 왕당파와 국왕의 일방통행을 반대한 의회파 사이에서 발생한 내전이었다. 내전 결과, 의회파가 승리해 찰스 1세는 처형당했다. 의회파는 올리버 크롬웰을 호국경으로 삼아 영국 연방을 세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크롬웰이 죽은 후 다시 제임스 2세가 집권하고, 또다시 왕당파와 의회파의 대립이 격화되었고, 갈등은 결국 명예혁명까지 20여 년이나 이어진다. 영국 내전은…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1.11 추천 0 조회 940
플라톤(Platon)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래, 무법 사회이며 파당 정치의 무대가 되고, 선동과 테러가 난무하는 아테네의 몰락을 직시하면서 국가를 재건할 가능성을 찾고자 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해답을 ‘좋음의 이데아’에서 찾았다.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현실적인 국가를 넘어 완전한 국가의 ‘본’을 찾고자 한 것이다.당시의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에서 그는 모든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면서 《국가론》에서 이상 국가의 설계도를 제시한다. 이상적인 나라의 핵심 요소는 ‘철인 왕’이다. 플라톤은 철학적 이성과 통치 권력이 결합하지 않는 한, ‘아름다운 나라’가 건설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국가론》에서 보여 준 그의 형이상학, 영혼론, 교육론 등은 모두 이 ‘철인 왕’ 통치를 위해서 동원된 수단들이다. ‘철인 왕’ 안에서 그의 모든 철학적 이론들이 용해되어 있다.그가 제창한 ‘좋음의 이데아’는 국가 통치의 원리가 되고, 이 원리에 따를 때 정의로운 이상적 국가는 탄생한다. 플라톤은 인간들의 이기심과 야만성이 배제된 진정한 사회 윤리, 정의, 공평함 그리고 행복을 위한 국가 건설을 목표로 했다. 무엇보다 그가 국가 재건의 가능성을 찾은 지점은 ‘정치’가 아니라 바로 ‘교육’이었다.도덕은 지식이다《국가론》에 담긴 플라톤의 기본 이념은 ‘도덕은 지식이다(virtue is knowledge)’라는 소크라테스의 교리를 그대로 본뜬 것이었다. 이 명제가 의미하는 것은 인간들이 실체적이고도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선(善)을 당연히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the good)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접하느냐에 달려 있다. 많이 접한다는 것은 많이 아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지식을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식이 많은…
철학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1.09 추천 0 조회 1211
최근 중국 당국은 기존의 투자, 소비, 수출 중심의 수요 촉진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 중국은 작년부터 과잉 생산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 중심 개혁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축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공급측 개혁 ‘이 노동에 주는 의미는 기업의 혁신과 구조조정에 따른 대대적인 해고다. 시진핑 신자유주의적 개혁이다. 중국은 향후 기업의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석탄 부문 노동자 130만 명, 철강 부문 노동자 50만 명을 감원할 예정이며, 정리 해고자 당수가 석탄, 방직, 기계, 군수 시설 분야 종사자이다. 향후2~3년 안에 5대 산업 500~600만 모의 노동자가 해고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이미 몇 년 전부터 경기 하락과 함께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규모 석탄, 철강 기업이 밀집한 동북3성의 경우 경제 성장률이 전국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헤이룽장성의 경우 2015년 GDP가 -0.29%로 이미 경제 경착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노동자 임금과 연금 등 각종 사회 보험 체불 현상은 일상이 되었다. 룽젠 광산 기업의 경우 노동자 임금이 이미 40% 삭감되었고 6개월간의 임금과 2년간의 사회 보험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최근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과 항의가 빈번하게 일어났고, 지역 주민들의 민심은 바닥에 떨어졌다. 이를 잘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건이 올해 홍콩 매체를 통해 보도된 헤이룽장 쐉야산 룽메이 그룹 노동자들의 시위이다.룽메이 그룹은 헤이룽장성 4개 지역에서 25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석탄 기업이지만…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1.04 추천 0 조회 1042
중국에 대한 많은 신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중국공산당(이하 중공)의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에 관한 것이다. 중공이 마오쩌둥의 공과 과를 7대 3으로 평가했다는 그것이다. 선호에 따라 전면적으로 부정하거나 심지어는 누구를 ‘반신반인’이라고 할 정도로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우리나라의 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자주 인용된다. 단언하건데, 중공은 결코 마오쩌둥의 공과가 7대 3이라고 평가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왜 중공이 마오쩌둥의 공과를 7대 3으로 평가했다는 신화가 정설처럼 되어 있을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난 것은 아니다. 아무런 근거가 없이 나온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사실이 혼재되어 마오쩌둥의 공이 7이고 과가 3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무슨 말이냐고? 중공의 마오쩌둥에 대한 공식적 평가와 마오쩌둥의 후대의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한 바람이 뒤섞여 중공이 마오쩌둥을 공이 7이고 과가 3이라고 평가했다는 신화가 만들어졌다. 중공의 마오쩌둥에 대한 공식적 평가는 1981년 중공의 11기 6전회에서 통과된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이하 건국 이래 역사결의)에서 이루어졌다. 건국 이래 역사결의는 문화대혁명(이하, 문혁)에 대하여 정리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중공은 건국 이래 역사결의에서 문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였다. 그렇다면 문혁에 대하여 가장 주요한 책임이 있는 마오쩌둥도 비판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에 대한 비판은 공산당과 국가의 정통성에 대한 부정을 초래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였다. 그렇다고 개혁과 국가의 전환을 위해서는 문혁을 부정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당과 국가의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오쩌둥의 위신을 유지하여야 하지만, 개혁을 위해서는 마오쩌둥의 위신을 손상시킬 수밖에 없는 문혁을 부정해야만 하는 모순적인 과제에 봉착한 것이었다. 거기에서 공이 7이요 과가 3이라는 논리가 나온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중공은 마오쩌둥의 위신 유지와 문혁 부정이라는 모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몇 가지 원칙을 정한다. 우선은…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1.03 추천 0 조회 1402
[번역자 주] 많은 매체들의 보도는 중국을 ‘인권침해국가’로 지목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인식도 그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것은 일정 정도의 진실을 반영하고 있기도 할 것이다. 이 번역의 목표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침해 사안을 부정하고 반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을 포함해 인권침해가 없는 사회는 없다. 문제는 구체적인 해석에 있다. 무엇을 인권침해로 인식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인권을 어떻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인가. 서구 사회의 기준에만 의거해 ‘인권침해’라고 낙인 찍는 방식은 실제로 인권을 증진시키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떠한 상태가 인권이 증진된 상태인가도 논쟁적이다.) 그래서 여전히 문제는 구체적 인식과 구체적 해석에 있다. ​잘 알려져 있듯 중국에서는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여성운동가들이 구금되고 활동이 금지되기도 했다. 소위 ‘인권운동가’들도 비슷한 고난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상에서 ‘논쟁적인’ 글들이 삭제되는 것은 다반사다. (무엇이 ‘논쟁적’인지는 ‘그들’만이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작년에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이 금지 목록에 올랐다가 여론의 항의를 받던 중 <인민일보>의 이 평론 발표 후 정책이 번복되기도 했고, 올해에도 여성 동성애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인터넷 게시판이 당국에 의해 폐쇄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이런 현실에서 2018년 4월 <인민일보>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평론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한참 모순적으로 보인다. <인민일보>에서 동성애 지지 평론을 발표했다는 것은, 중국공산당 공식 기관지라는 위상을 놓고 봤을 때,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동성애를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다. 심지어 작년 11월 유엔의 보편적 정례인권보고(UPR)에서 중국 정부는…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27 추천 0 조회 797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27일 미국이 소위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규합하는 것은 인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은 자신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가져야 하고 걸핏하면 민주주의의 대변자로 자처해선 안 된다고 일침했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26일 미국 주도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냉전적 사고라며 이는 미국의 이념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들을 겨냥해 발동한 ‘신십자군전쟁’이라고 주장했다.화 대변인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관점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 “미국이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규합하는 실질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집단정치를 벌이는 것으로 분열과 대립만 일으킬 뿐이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으로 인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화 대변인은 “우리가 수차례 말했듯이 민주주의를 판단하는 핵심은 국민의 기대와 필요, 열망에 부합하는지와 국민에게 실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여부이지 구호만 외치는 것이 아니며 실제 효과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1%가 소유하고, 1%가 다스리고, 1%가 누린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미국 정치는 분열되고, 극단화되었으며, 하나의 미국은 다른 미국을 반대하고, 정부 지지율이 채 50%도 되지 않는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신뢰를 남용하고 각종 공약을 난발하고 실행하지 않는다. 이것이 민주인가? 거짓말과 유언비어를 날조해 외국에 전쟁을 일으켜 보통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빈곤에 빠뜨리면서 방산업체나 대자본가들의 배를 불려준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무수히 많은 조지 플로이드를 경시해 숨을 쉴 수 없게 만들고 무수히 많은 민간인을 경시해 총기 폭력으로 죽게 만들면서 정부는 복지부동하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자신이 잘사는…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20 추천 0 조회 1932
18일 열린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10월 15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 연설에서 미국의 대(對)중 입장은 명확하며, 미국은 필요하다면 중국과 경쟁하고, 미국과 전 세계 이익에 부합할 경우에는 중국과 협력도 하며, 필요하다면 중국에 도전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를 어떻게 보는지”라고 질문했다.이에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해당 발언은 늘 말하던 이른바 ‘경쟁’ ‘협력’ ‘대립’을 다시 언급한 것이지만, 그 본질은 경쟁을 내세워 중국을 제압하려는 ‘속임수’”라며, “그 저변에는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상대로 보는 잘못된 인식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자오 대변인은 또 “중국과 미국의 상호인식 및 상생 방안은 양국 국민들의 근본 이익과 직결되고, 지역 국가와 국제사회에서도 촉각을 기울인다”면서, “중국은 일관되게 중미 양국이 폭넓은 공동이익과 거대한 협력공간을 가지고, 경제무역 등 분야에서 분명 경쟁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경쟁’으로 중미 관계를 전부 정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미국이 계속해서 중국을 폄하하고 먹칠하는 것은 ‘경쟁’이 아니고 또 탈동조화로 공급을 중단하고, 국가안보를 핑계로 중국 기업을 압박하는 것도 ‘경쟁’이 아니며, 중국 주변에서 계속해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각종 반중 ‘소그룹’을 조직하는 것 역시 ‘경쟁’이 더욱 아님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자오 대변인은 “미국은 냉전 제로섬 사고를 버리고, 중국과 중국 발전을 올바르게 바라보며, 중미 관계의 호혜윈윈적 본질을 깊이 인식해, 이성적이고 실무적인 대중 정책을 취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함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호혜협력을 확대하며, 원만한 이견 조정으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윈윈의…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20 추천 0 조회 1841
국제사회는 중국 5개년 계획에 주목하면서 대중(對中) 협력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 특색 사회주의 민주정치 실천 성과를 더욱 이해할 수 있다. ‘14·5’(제14차 5개년 계획)와 2035년 장기 비전 목표 강요에 집중한다면 계획 건의 초안부터 계획 강요 초안 편제를 비롯해, 올해 전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대표위원의 계획 강요 초안 심사 논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중국식 민주주의의 생동적 실천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왜 중국식 민주주의는 통하는 데다 효과까지 있을까? 이 문제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대와 현대는 물론 국내외 여러 실천 사례를 통해 인민이 주인되는 것을 보장하고 지지하며, 합법적 선거로 인민 대표가 국가 및 사회 생활에 동참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선거 외 제도와 방식으로 인민들이 국가 및 사회 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는 것을 보여준다. 서방 일부 국가의 민주적 실천에서 인민들은 그저 투표권만 있지 폭넓은 참여권은 없기 때문에 투표 당시에만 고민할 뿐 투표 후에는 수면 상태에 빠져 버린다. 이러한 형식주의적 민주주의가 초래한 국가 관리의 국한성은 당연할 결과일 뿐 아니라 피할 수 없다. 문제의 핵심은 반드시 모든 것을 인민에 의지하고 인민을 위하는 것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을 통해 중국식 민주주의가 인민이 주인되는 것을 보장하고 지지할 뿐 아니라 민중의 지혜와 역량을 거버넌스 효능으로 전환해 수많은 인민들의 획득감, 행복감, 안전함이 더욱 충만하고, 보장되고 지속되었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를 주시하는…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19 추천 0 조회 2507
중국 일대일로가 던지는 질문미·중 무역전쟁은 무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4차 산업혁명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 하는 기술 표준 전쟁이요, 글로벌 정세의 주도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전쟁의 성격도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중국식 세계화 전략에 대한 미국의 ‘응징’이라는 속성도 있다. 그래서 주목을 받는 게 바로 일대일로의 사상적 바탕인 ‘천하주의(天下主義)’다. 중국의 철학 담론인 천하주의가 요즘 중국 학계의 뜨거운 화제로 등장한 이유다. 논쟁 속으로 들어가 보자.시진핑이 국가 권력을 장악한 건 2012년 열린 제18차 당대회에서였다. 당 총서기로 오른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소련 공산당 해체의 원인을 찾는 것이었다. 결론은 부패, 그리고 이념의 동요였다. 집권 이후 줄곧 ‘부패와의 전쟁’을 치른 것도,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당 건설’에 나선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공산주의 이념과 규율을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당의 정치력을 회복하겠다는 뜻이다.시진핑의 또 다른 국가 사업은 ‘중국몽(中國夢)’과 ‘일대일로’다.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했던 시기를 복원하겠다’는 국가 비전이었고, 일대일로는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복원하는 새로운 중국식 세계화를 뜻했다. 반부패와 당 건설, 그리고 중국몽과 일대일로. 이들은 서로 뿔뿔이 흩어져 진행되는 듯하지만 사실은 하나의 철학적 담론으로 모아진다. 학계의 뜨거운 토론 주제로 등장한 ‘천하주의’가 그것이다. 천하주의는 ‘인종 및 지리적 경계를 초월하는 문화와 가치 체제(a regime of culture and values)’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중국식 코스모폴리타니즘’인 셈이다. 반부패와 당 건설은 이를 위한 내적 역량의 결집 작업이었고, 일대일로는 천하주의의 표현이다. 강했던 한(漢)나라, 융성했던 당(唐)시기를 복원하자는 중국몽은 천하주의의 목표로 해석할 수 있다.2005년 자오팅양(趙汀陽)…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15 추천 0 조회 3020
우이판(크리스)의 체포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전 통보에서 베이징시 경찰은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확실히 밝혔다. 하지만 나는 그의 행동이 철저히 조사되어 사실로 밝혀지리라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에 대한 두메이주(都美竹)의 고소 내용을 보면 확실히 성폭력 사건이 성립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로부터 어떠한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지인의 성폭력과 권력 침탈은 여전히 법적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더구나 우이판은 톱스타이고, 경찰은 분명 조사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만약 경찰이 수사하지 않는다면 피해자와 대중은 방법이 없다.연예 잡지 표지에 실린 우이판이는 놀라운 승리이다. 이 사건에서 경찰 당국은 우리가 주장해온 것들을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우이판의 지지자와 반대자에게 승패가 갈렸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순간에 대한 축하는 궁극적으로 강대하고 지배적인 정부 권력을 다소간 칭송하는 것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권력은 결코 아니지 않은가.나는 친구들과 함께 축하의 시간을 보냈다. 그날 밤 페미니스트들의 그룹채팅방에는 홍바오 폭탄(중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SNS 위챗의 기능으로, 용돈을 랜덤으로 퍼뜨릴 수 있다. 중국의 전통문화적 요소와 결합된 세배돈 기능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이 쏟아졌다. 듣자하니 내가 보낸 홍바오가 누구보다 많았다고 한다. 어쩌면 실형 선고를 받지 않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이판은 이제 더 이상 그의 신전으로 돌아올 수는 없을 것이다. 우이판은 지금까지 미투운동이 쓰러뜨린 가장 유명한 인물이며, 이 성취로 인해 거리 곳곳에서는 “우이판이 구속됐다”는 말이 나올…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13 추천 0 조회 3324
이슬람 테러리즘이 발생하면 으레 이런 말이 따라붙는다. “저 테러리스트들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하며, 이슬람을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이용하는 이들에 불과하다.” 무슬림이 아닌 논자들이 이런 말을 할 때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탈레반에게 위의 이야기를 풀며 논쟁을 시도해 본다고 생각해 보자.그들은 자신들 신념이 얼마나 굳건한지를 과시할 것이고, 다른 무슬림들이 타락한 삶을 살고 있다고 비난할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구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우리는 “공산주의는 그저 붉은 자본가들이 권력을 위해 던지는 수사에 불과하다”는 말을 으레 한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충실한 당원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중국의 현재 자본주의적 체제가 공산주의적 비전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것이다.요는 탈레반이 믿는 것이 진짜 이슬람인가, 중국 공산당이 주장하는 것이 진짜 공산주의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은 그 신념을 따르고 있다고 그들이 강하게 믿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신념이라는 이름의 인식 틀은 가치 평가 기준을 만들고 명분을 형성하고, 거기서 최종적인 행동이 발생한다.우리는 자신의 상식에 심히 배치되는 이들을 보면,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는 한다. 상대방의 세력이 더 클수록 그러하다. 우리의 인식 틀에 비춰 보았을 때 저런 말도 안 되는 신념을 제정신으로 믿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러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을 광인이거나 혹은 우리에게 쉽게 납득되는 ‘이득’을 위해 신념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설명한다.하지만 상대방도 우리를 볼 때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사실은 망각된다. 빈 라덴은 미국이 주장하는 성평등의 진짜 목적은 여성을 이윤을…
사회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12 추천 0 조회 2685
※ 이 글은 2021년 7월 17일 플랫폼c가 주최한 월레포럼 ‘정치화된 바이러스’에서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사무국장이 발표한 발제와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입니다.발표1 : 거리 홈리스와 백신 불평등 / 빈곤사회연대 정성철발표2 : 모두를 위한 공공의료 333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박경득발표3 : 코로나19와 자본주의, 의료공공성 /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사회 : 플랫폼c 박상은 「거리 홈리스와 백신 불평등」 발표정성철 : 현재 통상적인 백신 접종의 과정은 인터넷 예약 → 문자 확인 → 접종 → 자가 휴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홈리스의 경우, 상황이 양호한 분들조차 피쳐폰이나 신분증만 갖고 있는 정도가 최대한이라서 대부분의 홈리스는 이러한 접종 과정을 거치지 못한다.다행히 지난 1월 28일 정부는 「코로나 취약시설 대상 백신접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숙인 거주 및 이용시설 입소자 이용자 종사자”이라는 이름 하에서 18,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량 백신접종 계획을 세웠고, 서울시에서는 시설 이외 거리홈리스 대상으로도 4월 21일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홈리스행동에서 5월 중 아웃리치를 통해서 거리홈리스 백신접종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접종률이 29.7%밖에 달하지 못했다. 백신접종에 대한 가짜정보가 유행함은 물론, 접종 자체에 대한 소식도 잘 전달되지 못해 법적으로는 접종가능 대상에 들어오는 분들 중에서 어디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모르는 분들도 많았다. 이 분들은 백신 접종에 관련해서 우려되는 사항으로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 29.7%, “접종 후 휴식을 취할 장소가 없는 것” 27.7%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한 기타의견에는 “기존 질환이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 “기저질환 있고 관리 안되는 상태에서 맞으면 큰일날까봐” “건강유지가…
사회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08 추천 0 조회 1317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香港市民支援愛國民主運動聯合會; Hong Kong Alliance in Support of Patriotic Democratic Movements of China; a.k.a. 지련회) 상무위원회가 1989년 창립 이래 32년만에 해산을 결의하였다.지난 8월 21일 해산 여부에 대한 내부 토론을 거친 지련회 상임위원회는 오는 9월 25일, 해산안에 대한 회원단체 투표에 들어가기로 했다.또한 지련회는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계정 운영을 중단했다. 30년 넘게 매년 개최해온 집회 관련 동영상, 1989년 중국 천안문 시위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 인터뷰 자료 등 수천 건이 지워졌다. 이는 경찰 당국의 명령 때문인데, 경찰은 “지련회의 게시물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가 불법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런 방식의 포괄적이고 모호한 설명은 시민사회의 혼란과 운동의 위축을 야기한다.기실 지련회 해산은 그 수순이 예고된 것이었다. 2020년 7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후, 지련회 주석 리척옌(李卓人)은 지련회가 갖고 있는 모든 개인정보를 파기하고, 그간 지련회의 여러 출판 활동 결과물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 높은 탄압의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진지를 지키며 우리가 갖고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이미 일종의 항쟁입니다”라고 덧붙였다.해산을 추진하겠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홍콩 경찰은 지련회에서 활동하던 여러 활동가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 8월 25일 경찰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지련회 활동가들은 열흘이 지난 9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요구하는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활동가들은 “지련회는 외국세력의 대리인이 아니”며, 경찰이 아무 증거 없이…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03 추천 0 조회 513
※ 역주 : 지난 4~6월 중화권 인터넷에는 ‘탕핑’, ‘탕핑족’, ‘탕핑주의’ 등의 신조어들이 등장해 여론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 글은 「躺平:城市新贫困阶级的非暴力不合作运动」을 번역한 후 적절히 교정한 것으로, ‘탕핑’에 대한 해설이다. 저자는 대륙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필자로, 짐작컨대 <적과 흑>에 나오는 줄리앙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저자 나름의 해석이 개입되어 있으므로 ‘탕핑’ 논란에 대한 입장 중 하나로 참고해볼만하다고 여겨 플랫폼c에 소개한다.글 : 줄리앙번역 :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탕핑(躺平)’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신조어는 아니다. 일찍이 2011년,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커뮤니티(百度贴吧)에 ‘반혼바(反婚吧)’라는 게시판이 만들어졌을 때 이미 등장한 바 있다. 2016년에는 연예인 팬덤 내부에서 ‘탕평임조(躺平任嘲; ‘아무렇게나 누워 비웃다’)’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역주 : 당시 이는 “열성 팬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라”, “그냥 비웃기나 해라” 정도의 뉘앙스를 가졌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등장했다면 애꿎은 스타일리스트 탓하지 말고 그냥 누워서 빈정거리기나 하자”는 뉘앙스를 뜻했다.] 또 선전의 임시직 노동자 집단 ‘싼허다션(三和大神)’의 이틀 일하고 닷새 쉬는 삶(做二休五)에 대한 조롱과 자조 섞인 풍자 글들에서 ‘탕핑’은 이들 대도시 신세대 농민공들이 구조적인 착취에 저항하고자 취했던 일종의 독특한 생활 방식이기도 했다.[역주 : ‘싼허다션’의 “이틀 일하고 닷새 쉬는 삶”은 결코 유유자적하는, 아름다운 삶을 뜻하지는 않는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연안지대의 대도시에서의 일자리도 그만큼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 나아가 신세대 농민공들이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삶을 개선하기 어려워 자조하게 되는 현실을 반영한다. 싼허다션의 이와…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10.02 추천 0 조회 426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8월 12일 ‘전면적 샤오캉 사회 실현: 중국 인권사업 발전의 눈부신 장’ 제하의 백서를 발간했다.중국은 백서에서 “전면적 샤오캉 사회 실현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가 인민의 복지 증진과 인권 보장 수준 향상, 국가 현대화 달성을 위해 실시한 중요한 국가 발전 전략”이라면서 “중국의 전면적 샤오캉 사회 실현은 인권 기초와 인권 내실을 다졌으며 인권 시야를 넓혔고, 중국 인권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인권의 전면적 발전과 전 국민 공유를 의미하며, 인간 존중과 인권 보장의 기적을 창조했다”고 자평했다.또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실현은 인권사업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고, 절대 빈곤을 퇴치해 기본적인 생활 수준의 권리를 보장했으며, 발전으로 인권과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증진했고, 법치를 실행해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를 수호했으며, 사회 공평을 촉진해 특정 집단의 권익을 보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백서는 “중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 중국의 전면적 샤오캉 사회 실현은 세계 인권사업 발전사의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실현의 위대한 과정에서 중국이 창조한 인권 존중과 보장의 성공적인 방법과 경험은 인류의 행복 증진에 중국 지혜를 기여했고 중국 방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백서는 “인권 보장은 더 나은 것만 있을 뿐 최선은 없다”면서 “전면적 샤오캉 사회 실현은 중국 인권 발전 진보의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는 새로운 여정에서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발전 단계를 파악하고 새로운 발전 이념을 관철해 새로운 발전 구도를 구축하고 질적 발전을 추진하면서 계속해서 인민들을…
국제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09.27 추천 0 조회 1050
(1) 불법 전쟁 일으켜 세계 질서 교란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전쟁을 좋아하는 국가이다. 1776년 독립 선언 이후 240여 년의 역사 중 미국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기간은 20년이 채 안 된다.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2001년까지 세계 153곳에서 248차례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으며 그중 미국이 일으킨 것만 201차례로 81%를 차지했다. 미국이 참여한 이 전쟁들 중에는 유엔을 조종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합법적 루트’를 통해 대외적으로 군사적 타격을 가하는 경우도 있고, ‘인권’을 명분으로 제멋대로 ‘불법 전쟁’을 일으킨 경우도 많다.냉전 이후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가장 많이 군사력을 행사했다.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받지 않고 심지어 미 의회의 승인조차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미 정부는 아프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의 전쟁을 일으키거나 참여해 무수한 생명을 앗아갔으며 셀 수 없이 많은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고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수천만 명이 터전을 잃고 세계 난민으로 전락했으며 지역민의 생명권, 생존권, 발전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끔찍한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켰다. ‘천부적 사명’의 미국이야말로 세계를 교란하는 장본인임이 드러났다.(2) 제재 몽둥이 휘두르며 권력 횡포 부려일방적인 제재는 미국이 오랫동안 자신의 강권 지위에 의존해 정치적 횡포를 부리는 중요한 무기였다. 오랫동안 미국은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에 대해 일방적인 제재를 강행해 이들 국가에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미국은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뒤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고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중동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심각해졌음에도…
국제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09.27 추천 1 조회 1065
파라그 카나는 점점 더 아시아인들이 실용적이고 결과 지향적인 통치를 선호하고 있으며 정치인들보다는 공무원의 지배를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한다영원히 기억될 2016년 이후, 대부분의 논평가들은 2017년에 유럽에서 더 많은 포퓰리즘 선거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했으며, 트럼프의 계획된 무역정책으로 인한 세계적 여파는 말할 것도 없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맞물려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촉발시킨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세계가 가고 있다고 가정하기는 너무 쉽다.그러나 서방세계에게 참인 것이 정부가 일반적으로 실용주의적인 노선을 견지해 온 동양을 무너뜨릴 이유는 없다. 그 차이는 단지 정치 그 이상이다; 그것은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서구 민주주의가 삐걱거리고 있는 동안, 아시아의 더 기술관료적인 정부들은 기반 시설, 교육 및 일자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아시아와 세계 모두에게 좋다.서양에게 참인 것이 동양을 탈선시킬 이유가 없다.서구와 특히 미국의 이야기에서, 깊은 안일함이 만연하여 정치와 통치, 민주주의와 전달, 그리고 과정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다. 좋은 정부들은 똑같이 입력과 출력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합법성은 정부가 선출되는 과정과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과정, 즉 견고한 인프라, 공공 안전, 깨끗한 공기와 물, 신뢰할 수 있는 교통, 사업하기 쉬운 환경, 좋은 학교, 질 좋은 주택, 신뢰할 수 있는 육아, 표현의 자유, 일자리에 대한 접근, 그리고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데 있다. 아시아의 기술 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런 일들을 하는 데 지연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정치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09.26 추천 0 조회 1476
우리는 지금 ‘중세’로 회귀하는 걸까요?장대익 교수가 첫 번째 말문을 열었다. 장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를 졸업하고 서울대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 과정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정경대학(LSE) 과학철학센터에서 생물철학과 진화심리학을 연구했다. 최근 한국 지식사회에서 큰 관심을 모은 <통섭>(사이언스북스 펴냄)의 역자이기도 하다.장대익 교수는 2006년 7월부터 1년간 미국 보스턴에 있는 터프츠대 인지연구소에서 대니얼 데닛 교수와 함께 연구를 했다. 이 첫 번째 편지는 그 당시에 초고가 작성된 것이다. <편집자>신재식, 김윤성 선생님께별고 없으신지요. 한국엔 제법 큰 눈이 왔다지요? 여기 보스턴에 온 지 벌써 넉 달이 넘었습니다. 듣기로는 여기에 눈이 많이 오면 1미터 정도 쌓여서 학교도 휴교하고 그런다는데 아직은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이제 며칠 후면 크리스마스입니다. 여기서는 10월 말에 핼러윈(만성절 전날인 10월 31일에 행해지는 축제 : 필자), 11월 말에 추수감사절, 그리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하나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홀리데이(Holiday)를 준비하는 식입니다. 11월에 추수감사절이 끝나니까 바로 거리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걸리더군요.물론 이 모든 절기들이 상술로 포장된 지 오래지만 미국은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기독교 국가(Christian nation)’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종교 정체성 조사 결과(2001년에 이루어진 것입니다.)를 보니까,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미국 국민의 76.5%, 무종교라고 답한 사람은 13.2%, 유대교는 1.3%, 불가지론자는 0.5%, 무신론자는 0.4%였습니다(☞결과 보기). 불가지론자와 무신론자를 합해도 1%가 넘지 않고, 기독교는 80% 정도나 되니 미국은 정말로 기독교 국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바로 몇 달 전(2006년 9월)에 있었던 갤럽 조사 결과는 더…
과학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09.25 추천 0 조회 2246
동남아시아 국가는 태국을 제외하고 모두 서구 열강과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는 점에서 유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독립 이후에는 민주주의, 준민주주의, 권위주의 등 다양한 정치체제로 발전하였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과거 대부분 군주제나 왕정을 토대로 하는 권위주의 국가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개는 매우 흥미롭다. 이 글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정치체제가 이렇게 다양하게 발전한 이유를 살펴보며, 정치체제별 국가의 특징과 민주주의 전환의 조건을 알아보고자 한다.동남아시아에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1개 나라가 있다. 이 나라들은 태국을 제외하면 2차 세계대전 끝날 때까지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서구 열강들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2차 대전 중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는 등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데 독립 후에는 민주주의부터 권위주의까지 다양한 정치체제를 수립하였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동티모르는 야당이 참여하는 경쟁적인 선거로 정치 지도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베트남과 라오스, 브루나이는 야당이 허용되지 않는 권위주의 국가이다. 한편 싱가포르와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에서는 야당도 허용되고 선거도 실시되지만 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여 집권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이들은 완전히 민주주의도 아니고 권위주의라 하기도 어려워서 준민주주의(semi-democracy)라 불린다.더욱 흥미로운 은 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과거에는 거의 모두 군주제나 왕정을 기본으로 하는 권위주의 국가였지만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은 준민주주의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은 민주주의로 전환하였다는 사실이다. 비슷한 역사를 경험한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이처럼 다양한 정치체제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어떤 나라는 여전히 권위주의로 남아있는데, 어떤 나라는 준민주주의로, 어떤 나라는…
국제 스크랩 [인물] 정대성 2021.03.10 추천 0 조회 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