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문가는 존재한다.
사회성도 현직경험도 없고, 독자연구로 쓰여진 출처미상의 글 짜집기로 아는 ‘척’ 만 하는, 속칭 ‘좆문가’ 는 국련에도 존재한다.
당연한 일이다. 공직이나 국가지도자의 ‘ㄱ’ 자도 겪어보지 못한 국련인들이 정확한 방법론과 노하우를 알겠는가? 그걸 알면 최소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회과학 학회 하나 정도는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것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모르는 게 약’ 이라는 속담도 있듯, 차라리 그것을 일종의 ‘로컬 룰’ 로 삼고 판단하여도 우리 모두가 동의한 한 문제는 없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그 ‘로컬 룰’ 에 대해, 그들 자신조차도 잘 모르고, 그 ‘로컬 룰’ 을 암암리에 존재하는 친목 써클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줄만 아는 이들이 존재한단 것이다.
군사, 경제 등 세계관 전체에 판정을 요하는 문제에 대해서, 알고리즘이 존재하긴 하는가? 대다수는 그 여부조차 모른다. 기본적으로 판정이라 함은 공정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그것은 일부 또는 대다수의 연재자를 특정 집단의 ‘재미있는’ 연재를 위해 소모하는 소모품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없는 판정은, 고의든 아니든 불공정할 수밖에 없다. 고의가 아니라는 것도 결국 특정 국가나, 특정 문화, 특정 체제에 대한 선입견이 개입된 것일 수도 있으며 고로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은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실의 국가와 사회는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다. 대통령이 군사학 강의를 들을 의무는 없으며, 군인이 국제정치학 강의를 들을 의무도 없다. 그러나 1인 1국 체제는 모든 통치를 연재자에게 떠넘긴다. 심지어 수십 개의 사단이나 연대 등의 전투객체를 컨트롤하라고까지 시킨다. 문명에서도 유닛이 수십 개면 발전의 정도를 떠나 상당히 귀찮다.
문명은 타일과 유닛이라는 최소단위라도 있지, 현행 군사판정은 그러하지조차 못하다. 세밀한 컨트롤은 곧 이득이 되며, 군사글을 장황하게 쓰면 기본적으로 판정에 이득이 주어지는 것을 대놓고 인정하고 있다.
보드게임식 전쟁을 건의했을 때 대부분은 전쟁이 번거로워진다며 싫어했다. 그러나 정말 현행의 군사판정보다 번거로운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리고 전쟁을 쉽게쉽게 해치우는 것이 더욱 비현실적이고 비윤리적인 것 아닌가?
잘못 아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잘 알건 잘못 알건, 그것을 모두가 알아야 하고 사전에 알고 있다고 속단하는 것은 상당히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발상이다. 그것을 가르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국련처럼 폐쇄적인 집단에서 좆문가 현상은 그나마 용서될 수 있다. 그러나, 좆문가 구실이라도 하고 싶다면, 최소한 자신의 얕은 지식으로 이끌어간 집단에 대해 책임은 질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좆문가조차 아닌 사기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