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팅양, 천하의 당대성 16장

제16장: 칸트적 질문과 헌팅턴의 문제 (Chapter 16: Kantian Questions and Huntington’s Problem)

  • 인류에 대한 전쟁의 치명적인 위협에 대응하여,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영구 평화”라는 이상을 제시했다. 그의 시대에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진보적이었다.
  • 칸트의 평화 이론은 이상주의적 환상이자 현실적인 예견이다. 이상주의적 환상은 “세계 시민”으로 구성된 “세계 공화국”을 상정하는 데서 온다.
  • 칸트 자신도 이 비현실적인 환상을 거부했는데, 이는 세계 공화국이 개별 민족-국가들의 이상적 염원이 수렴하여 나올 수 없기 때문이었다.
  • 이러한 이유로 칸트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인 계획, 즉 “자유로운 민족들”로 구성된 평화 동맹을 제안했다. 칸트에게 “자유로운 민족들”이란 권위주의적이지 않은 공화국 국가들을 의미했다.
  • 자유 국가들 간의 동맹이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여겨진 핵심 이유는, 자유 국가들이 유사하고 비권위적인 제도, 공통된 정치 문화, 그리고 공유된 가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 칸트의 제안은 오늘날 유럽 연합이라는 실제 실천으로 결실을 맺었다.
  • 칸트의 제안은 훌륭하지만, 세계적 규모의 평화 달성 문제를 다루기에는 부족하다.
    • 첫째, 칸트의 평화 실현 기준은 각 국가의 제도와 규정된 가치가 동일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조건은 세계적 규모에서는 결코 만족될 수 없다.
    • 둘째, 국가 간 정치 및 문화적 동질성이 반드시 갈등의 부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 셋째, 칸트의 제안은 단지 국가 간의 국제적 합의일 뿐이며, 공유된 이익이 실제로 국가 이익을 초월하는 것으로 구상된 체제는 아니다.
  • 칸트의 평화 제안은 특히 사무엘 헌팅턴(Samuel Huntington)이 제기한 문명 충돌에 관한 논제를 다루지 못한다.
  • 정치 이념의 불일치가 문명 갈등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냉전의 종식은 “역사의 종말”을 의미할 수 없었으며, 단지 세계사의 새로운 단계를 표시했을 뿐이다. 이 특정 지점에서 헌팅턴은 참으로 선견지명이 있었다.
  • 그러나 문명 충돌이 정말로 갈등의 가장 깊은 원천인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는 질문이다.
  •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의견 불일치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많은 현대인들은 다양한 대화 윤리 및 정치 이론을 발전시켰다.
  • 그러나 언어 분쟁이 행동 분쟁을 대체할 수 있다는 효과는 기껏해야 열렬한 희망으로 남아 있다.
  • 존 롤스(John Rawls)는 칸트적 사유의 전통을 이어가고 발전시킨 것으로 일반적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국제 정치에 관한 롤스의 이론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 롤스에 따르면, 국내 사회에 적용되는 정의의 원칙은 국제 사회에 적합하지 않다. 특히 부의 분배 정의를 결정할 때 가장 취약한 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차등 원칙(difference principle)”이 그러하다.
  • 롤스는 이 원칙이 국제적 수준에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되며, 사용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국제적 정의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롤스는 개입주의(interventionism)라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롤스에 따르면, 특정 조건 하에서는 비협조적인 국가에 대해 “비난과 강압적 개입”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 국제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려는 지속적인 노력 속에서, 유엔(United Nations)은 위대한 성과를 나타낸다.
  • 그러나 유엔은 궁극적으로 특정 민족-국가들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 협의 기구일 뿐이며, 세계 관리 메커니즘이나 보편적으로 수용 가능한 세계 정치 제도가 될 수는 없다.
  • 유엔은 여전히 “국제주의”의 정치 문화에 의해 제한되며, 진정한 정치적 “세계화”의 영역에 도달하지 못한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